[중소·중견기업]우주 망원경… 스마트글라스… 정밀광학 세계 최고에 도전한다 外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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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광학

㈜그린광학 간섭계 측정 사진(왼쪽 사진)과 과학기술위성3호 2009∼2011년 3년에 걸쳐 주탑재체인 SOC-EOC 적외선 영상카메라 과제 개발 수행 GO는 상기 주탑재체 장착되는 SOC-EOC 광학계 개발에 참여한 사진. 그린광학 제공
㈜그린광학 간섭계 측정 사진(왼쪽 사진)과 과학기술위성3호 2009∼2011년 3년에 걸쳐 주탑재체인 SOC-EOC 적외선 영상카메라 과제 개발 수행 GO는 상기 주탑재체 장착되는 SOC-EOC 광학계 개발에 참여한 사진. 그린광학 제공

흔히 렌즈로 대표되는 광학기술은 카메라와 현미경의 영역을 넘어서 우리 산업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반도체와 레이저 가공기 등에 사용되는 초정밀 광학제품부터 미사일의 궤적을 쫓는 탐지기, 항공·우주산업용 광학계와 최근 주목받는 스마트글라스 등 산업범위가 특히 넓은 영역으로 통한다.

기술력을 쌓는 것도 쉽지 않지만, 축적된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관건인 시장이다. 기술력과 응용력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광학 분야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 광학 솔루션(Total optics solution)’을 제공할 수 있는 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글로벌 기업도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는 영역이지만 국내에선 이 역할을 그린광학이 하고 있다. 업체의 외형적인 성장이 아니라 기술적인 성장에 매달린 결과 국산기술의 자부심을 세울 수 있었다.

광학분야 실력이 국가 자부심



한 나라의 광학산업 기술력은 그 국가의 산업화 수준을 보여주는 뚜렷한 지표로 통한다. 산업화가 빨랐던 국가일수록 오랫동안 광학 분야 기술력을 축적할 수 있고, 광학 기술 자체가 초정밀장비 내지는 대형장비산업 개발에 필수적인 기반기술이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의 노광 장비, OLED의 ELA 장비, Flexible display의 LLO 장비의 핵심이 광학 기술이다.

그린광학 조현일 대표는 “광학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 곧 국가위상을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그린광학은 국산기술을 키워야 한다는 사명감이 남다르다. 국산 광학기술이 외산기술을 대체하고 국내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다. 실제로 그는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이 아닌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으로 매년 순이익의 50%가량을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제 국산 광학기술도 장치산업과 군사용, 의료용 등에 활용될 만큼 정밀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린광학은 광응용 제품군의 렌즈 및 기구 설계, 가공, 코팅, 조립, 평가까지 광학 분야 전체를 고객에게 원스톱으로 서비스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광학 전문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사업영역은 산업용, 군사용, 우주항공용, 의료용, 소재, 스마트디바이스 등 6개 분야에 걸쳐 있다. 그린광학은 1999년 설립 이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독보적인 기술력 확보로 국내외 유수 기업에 광분야 부품 및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우주산업과 HMD로 미래기술 선점



그린광학은 산업용 장치설비에선 반도체와 레이저가공기에 들어가는 초정밀 광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엑시머레이저 부품과 대형 실린더 생산을 국산화하면서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광학재료 분야에선 국내 최초로 ZnS개발에 성공했다.

이와 같은 기술력은 항공우주산업 분야에도 적용돼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3년간 중견기업으로도 적지 않은 150억 원을 설비투자와 전문이력 확보 등 연구개발에 투자한 결과다. 500mm 반사식 망원경을 독자 개발했고 레이저무기 시험개발에도 참여했다. 목표는 향후 3년 내 1500mm급 반사경 개발과 생산, 평가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완료될 경우 국내 우주전략도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셈이다. 해당 부품의 가격은 글로벌 시장에서 최소 15억 원에 이른다. 위성 및 우주위험물 감시용 광학계로 가치가 높다는 설명이다.

그린광학은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중점적으로 뛰어든 특수산업 시장인 스마트글라스(HMD·Head-mounted Displays) 분야에서도 남다른 기술력을 확보했다. 10년간의 연구를 독자적으로 거치면서 응용이 가능한 광학계 구조기술과 기술특허를 보유할 수 있었다. 최근엔 청각장애우의 시각화 의사소통에 활용될 자막용 HMD 개발에 성공했다. 자막용 HMD는 한류 콘텐츠를 즐기고자 하는 글로벌 수요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이미 국내와 일본 영상콘텐츠 회사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1000대가량의 초도 양산품을 협의 중이다. 올해 하반기 전시출품을 목표로 하고, 2018년 생산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의료시술용 HMD 개발에도 성공해 생산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회사의 목표인 5년 내 코스닥 상장도 순조롭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들이 행복을 느끼는 회사 추구”
-조현일 대표 인터뷰



광학분야 종합솔루션 회사 그린광학의 모토는 ‘지금 이곳의 행복(Now Happy)’이다. 조현일 대표(사진)는 “직원의 행복이 회사의 미래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내가 원하는 일에서 찾는 것이라는 철학이 녹아들어 있다.

그가 말하는 원하는 일이란 곧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일이다. 일의 자부심은 회사가 가진 기술력과 목표 등을 자신이 스스로 받아들일 때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가치다. 이렇게 ‘Now Happy’는 오늘날의 행복을 강조하지만, 역설적으로 미래지향성과도 맞물려 있다.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한 조 대표의 노력은 직원들의 자녀가 입사할 수 있는 회사 만들기라는 목표에서도 드러난다. 직원 복지는 물론이고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센티브제를 공정하게 실천하면서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능력을 키워주는 회사로서 돈의 가치보다는 능력의 가치로 직원들이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글라스 HMD 제품 사진.
스마트글라스 HMD 제품 사진.


현재 그린광학은 충북 청주시 오창에 본사와 제1공장, 제2공장, 제3공장, 오송에 4공장, 5공장이 있으며 한국천문연구원과 초정밀 항공우주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한 오송 바이오 재단과도 의료용 정밀 광제품 개발을 공동으로 수행 중이고, 각각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에 현지 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총 사원수는 260여 명에 달한다. 이들 그린광학 가족의 행복은 곧 지역의 행복이기도 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올해 매출은 400억 원 이상을 예상하면서 국가 및 지역경제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광학업계의 과제를 묻는 질문에 조 대표는 “국내 인재도 외국 유출 현상이 심각하다. 사실 국내로 들어오고 싶어도 자리가 없어 다시나가는 안타까운 실정”이라며 “4차 산업 발전과 국가 고급 인재 양성과 유치를 위해 제도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중소기업#기업#그린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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