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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광학강국 日에 부품 역수출…나주선 식품 계약재배 상담

입력 : 
2011-06-10 17:13:52
수정 : 
2011-06-10 20: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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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디파워 도쿄에 발전기 총판 열고
덴소에 車부품 공급 부강샘스 풀가동
◆ 日 대지진 3개월 ◆

사진설명
광학기계용 부품을 생산하는 그린광학은 최근 히타치(전자제품), 다이소(반도체) 같은 일본 굴지 기업들과 잇달아 부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광학산업 강국인 일본이 해외 업체에 부품을 발주한 사례는 지금껏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만 대지진이 오랜 '전통'을 깬 것이다. 일본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덴소 임원들도 최근 부강샘스를 다녀갔다. 이성진 부강샘스 대표는 "우리 제품을 보더니 '일본 부품에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며 "그 이후 샘플을 본사로 보내 내구성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대지진이 한국의 산업지형을 뒤바꿔 놓고 있다. '메이드 인 재팬'을 세계 최고로 쳐주던 광학기기 부품, 자동차 부품, 발전기, 자동차 마찰재 등을 역으로 일본에 수출하게 된 것이다.

그린광학은 지난달 말 히타치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광학기기 부품 26종을 공급하기로 했다. 오는 9월 샘플 공급을 거쳐 10월부터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한다. 조현일 그린광학 대표는 "지난해 히타치 관계자들이 시장조사 차원에서 우리 회사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계약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다"며 "일본 대지진으로 자국 업체들이 피해를 입자 우리 쪽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소 역시 지난해부터 '입질'은 있었지만 지진 발생 후에 이 회사와 거래를 텄다. 현재 약 40종의 부품 공급 의뢰가 들어온 상태며 7종에 대한 샘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 대표는 "우리 제품은 소모품이라 교체 주기가 길게는 2년부터 짧게는 3개월"이라며 "일본 업체가 갑자기 살아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앞으로 발생할 교체 수요만 해도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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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일본 지진 여파로 주문이 증가한 인천 남동공단의 부강샘스 단조 공장에서 직원들이 자동차용 샤프트를 점검하고 있다.
일본의 광학기기 부품업체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미국이나 독일 업체도 부품을 구하러 우리나라로 속속 건너오고 있다. 그는 "현재 미국 업체 3곳, 독일 업체 3곳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지진으로 인한 반사이익만 올해 약 50억원에 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부강샘스는 그동안 덴소 한국지사에 부품을 납품한 적은 있지만 일본 본사에서 부품 구매 의사를 표시해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일본 본사에 공급이 성사되면 다른 해외 공장으로 납품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 수출로만 연간 500만달러 정도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형 발전기 생산업체 케이디파워는 지난달에만 40억원어치 발전기를 일본에 팔았다. 또 지난달 25~2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전기설비 전시회에 참가해 견적 문의만 50건을 받았다. 이 회사는 이번 기회에 일본 도쿄와 교토에 총판매대리점을 구축하고 애프터서비스(AS) 기반도 마련했다.

상신브레이크는 일본에 처음으로 마찰재를 수출했다. 이 회사와 제휴관계를 맺은 일본 업체가 지진으로 공장을 폐쇄한 것이 계기가 됐다. 현재 상신브레이크가 생산한 마찰재는 이 일본 업체를 통해 혼다, 닛산, 마쓰다 같은 완성차 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양근재 상신브레이크 전무는 "마찰재는 보안이 철저한 부품이라 국내 제품이 일본으로 수출된 사례가 없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1~2년 동안은 반사이익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도 품질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시장을 뚫었다. 이 회사는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에서 2억달러 상당의 헤드램프와 스바루자동차에서 3300만달러 상당의 리어램프 등 총 2억3300만달러(2560억여 원)를 수주해 올해 하반기부터 김천공장에서 생산해 본격적으로 공급한다.

식품업계에서는 지난달 미야기생협이 나주를 방문해 멜론, 배추, 양배추 등을 계약 재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지난 4월 일본 이온그룹도 나주, 진주, 함안, 사천 등지를 둘러봤다. 이온그룹은 멜론과 수박, 배추, 양배추, 토마토, 피망 등의 품목에 관심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내 신선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최근에는 생수와 라면 등 가공식품뿐 아니라 토마토와 미역 등 신선식품도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1~5월 기준으로 토마토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보다 수출이 61.4% 뛰었으며 멜론 29.3%, 채소종자는 30.1%가 늘었다.

조선업계도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최대 호기'를 맞았다.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들어 전 세계에 발주된 액화천연가스(LNG)선의 절반 이상을 독식했다. 올해 들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 국내 빅4는 10척이 넘는 LNG선을 수주한 것이다. 포스코 등 국내 철강사들도 일본 철강재 공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가동률을 높이며 철강재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마의 시장점유율 10% 벽을 뛰어넘는 등 한국차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도요타가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에서는 이미 과점 상황인 D램과 비메모리 업계의 반사이익이 커지고 있다.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 현지 반도체 공장이 아직 100% 회복되지 않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부품의 기본 소재인 인쇄회로기판(PCB) 업계도 반도체 기판을 중심으로 일본 지진 사태 이후 주문 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김규식 기자 / 유주연 기자 / 강다영 기자 / 용환진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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