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희망을 말하다]조현일 그린광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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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1.06.28. 오후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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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광학기술 앞세워 우주·국방 분야에 도전”

과학기술위성 3호 장착될 카메라 렌즈 제작 맡아

LCD 제조때 사용되는 부품 日 히타치에 20년간 공급도

광학기술 강국으로 꼽히는 독일과 일본. 그린광학은 이 두 나라에 광학부품을 납품할 만큼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광학전문업체이다. 아직 선진국에 비해 기술수준이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 받는 국내 광학업계에서 설계, 가공, 검사까지 모든 공정을 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조현일 그린광학 대표(45ㆍ사진)는 “세계적인 시스템광학업체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안고 14년 전 회사를 창업했다”며 “그 후 50여개의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등 착실히 기술력을 쌓아왔다”고 밝혔다.

그린광학의 주요 협력사는 127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광학업체 쇼트(SCHOTT). 지난 2009년부터 말레이지아 페낭에서 함께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이다. 그린광학은 이곳에서 쇼트가 생산하는 제품의 후공정을 맡고 있다. 그는 “설립 이래 다양한 품종의 렌즈를 주문 받아 소량 생산하며 축적된 기술력이 쇼트의 저력”이라며 “페낭 공장 운영을 경험 삼아 유럽 시장에 직접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에는 일본 전자업체 히타치에 20년간 LCD제조과정에 사용되는 스테이지 글라스를 공급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품질 좋은 광학부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히타치 관계자의 눈에 그린광학이 띈 것이다. 납품규모도 연간 7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그린광학은 최근 우주, 국방 등 고도의 광학기술이 필요한 분야에 진출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국산 인공위성인 과학기술위성 3호에 들어갈 카메라 렌즈 제작을 의뢰 받았던 것이다. 인공위성 카메라렌즈 제작은 지금까지 모두 해외 업체들이 도맡아왔다. 또한 천문연구원과 30억 상당의 렌즈측정ㆍ가공 장비를 공동 운영하기 위한 협약을 맺기도 했으며 군사제품용 광학렌즈 제작을 수주 받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조 대표는 “국방부터 의료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요구되는 제품들을 소품종으로 정확히 생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라며 “매년 이익의 15%를 연구개발에 사용하고 박사급 연구원들을 대거 보유하는 등 연구ㆍ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달에는 자체기술로 개발한 HMD(Head Mounted Display)를 선보이고 휴대용 디스플레이 시장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HMD는 스마트폰ㆍ게임기 등 각종 IT기기와 접속해 사용하는 기기로 눈앞에서 스크린이 보이도록 만든 차세대 디스플레이 장비다. 안경처럼 착용한 후 리모컨 형태의 컨트롤러로 조작하면 마치 스크린에서 영화를 보는 것같이 시야에 가득 찬 화면을 볼 수 있다.

특히 HMD는 단순한 오락기능을 넘어 의료, 군사, 방재 등 다양한 산업에서도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 그린광학은 열감지 센서를 부착해 연기로 가득찬 어두운 화재현장에서도 손쉽게 사람의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HMD를 개발하고 인명구조용 장비로 공급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그는 “1인치 이하의 LCD, OLED에서 발생한 이미지를 광학시스템으로 확대해 보여주는 HMD는 높은 수준의 정밀도를 요구한다”며 “그 동안 렌즈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HMD가 상용화된다면 2015년에는 매출 목표 1,000억원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조 대표는 국내 광학산업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광학기술의 수준은 군사, 의료 등 국가 전략산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국가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상황은 열악하다”며 “정부의 장기적인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오창=연유진기자 economicus@sed.co.kr

라헌기자 medici7@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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