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샐러리맨에서 기업가로] (44) 조현일 그린광학 대표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26 18:08

수정 2011.06.26 18:08

국내 업체들이 기술력 부족으로 고가의 장비를 일본으로부터 사들여 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우리도 탄탄한 기초 기술로 노력하면 얼마든지 일본을 능가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래서 전공을 살려 직접 회사를 설립했다. 그 회사가 고부가가치 광학부품 생산 및 광 시스템 기기에 주력하는 종합광학전문회사인 ?그린광학이다. 광학제품 생산에 필요한 설계에서 가공, 코팅, 조립 및 평가에 이르는 모든 과정의 처리가 가능한 국내 유일의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초소형 카메라 렌즈부터 레이저, 액정표시장치(LCD), 글라스 가공, 반도체, 의료, 적외선 및 산업용 카메라 위성 카메라에 들어가는 핵심 광학부품을 생산한다.


그린광학 조현일 대표(45·사진)에게 이제 일본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목표는 세계 광학산업을 리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바뀌었다. 조 대표는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최상의 기술력을 펼치는 그린광학은 광 시스템 개발과 독창적인 제품생산에 매진하면서 미래 사회의 빛을 밝히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자신을 '모태신앙'이라고 표현했다. 어린 시절부터 신앙인으로 살려고 노력했고 그 때문인지 성격이 아주 명랑, 긍정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때문에 지금도 어려운 상황이 다가오면 끝까지 방법을 찾으려고 애를 쓴다는 것이다.

컵 속의 물이 담긴 것을 보고 어떤 사람은 '물이 절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은 '아직도 반이나 남아 있다'는 마인드로 생활한단다. 그는 이것을 리더이자 회사 대표의 자세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성격과 성품은 독실한 교회 신자이신 부모님으로부터 배워 몸에 익힌 최고의 선물"이라며 "어려움을 견뎌내고 해결하면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처음 입사한 곳은 당시 일본계 회사였던 ?서울광학이었다. 조 대표는 이곳에서 7년여 동안 근무하며 코팅팀장으로 일했다. 기술뿐만 아니라 사람을 관리할 수 있는 경험을 쌓게 해준 직장인 셈이다.

조 대표는 "기초 광학부품인 렌즈 프리즘을 생산해 일본과 미국, 국내에 공급하는 회사"라며 "국내업계 1위의 기술과 매출, 성장가능성을 가진 '광학의 씨앗'"이라고 전했다.

이 회사에서는 다양한 광학분야 인재들이 배출됐다. 조 대표도 그들 중 한 명이다. 조 대표는 일본 니콘사에 연수 갔었을 때 반도체 메인 장비인 '스테퍼' 등을 고가에 수출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기초가 튼튼한 시스템 광학업체가 필요하다고 느꼈단다. 그래서 32세가 되자, 과감히 회사를 그만두고 그린광학을 설립했다. 그의 아내는 창업을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업이 되지 않아 손수레를 끌게 되면 뒤에서 밀어줄게'라는 천군만마보다 든든한 한마디였다. 하지만 기업을 이끈다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회사를 차린 해가 1997년이다. 당시는 외환위기가 터져 온 나라가 쑥대밭이 됐을 때다. 청주대학교 벤처기업실에서 뜻을 같이하는 후배 5명과 함께할 자장면 값조차 없었던 시절을 떠올리면 아직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그 어려움이 결국 각오를 다지는 매개가 됐다. "위기라는 한자를 '위험 속의 기회'로도 해석하듯이 어려움 속에서 더욱 강해졌다"는 게 조 대표의 생각이다.

조 대표 말처럼 그린광학은 지난해 기준 70여명 인원이 매출 100억원과 10% 경상이익, 100만달러 수출탑을 일궈낼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지난해 성과의 2배에 도전한단다. 그래서 인원도 120명으로 늘렸다.
앞서 거둔 성공 체험이 바탕이 되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믿고 있다. 젊은 열정으로 학습하고 연구하며 실행해 나가는 등 노력도 멈추지 않는다.


조 대표는 "우리의 긴 여정이 마라톤이라면 이제 막 출발한 정도의 수준"이라며 "더 힘차게 달려 나갈 코스를 이미 분명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jjw@fnnews.com정지우기자

■조현일 대표 약력 △45세 △충북 제천 △청주대 물리광학과 △청주대 공학석사 △충북대 경영대학원 △서울광학 코팅팀장 △그린광학 대표이사 △중소기업 기술 혁신대전 동상 △충북 과학기술 발명품 전시회 발명왕상 △한국산업단지공단 메카트로닉스 미니클러스터 회장 △대한민국지역혁신박람회 산업자원부 장관상 △혁신기업가대상 △100만불 수출의 탑 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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