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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만 쓰면 휴대폰 화면이 50인치 스크린으로 `대변신`

입력 : 
2012-11-25 18:53:34
수정 : 
2012-11-25 20: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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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그린광학 개발…나로호에도 독자개발한 광학렌즈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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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끼면 50인치 대형 스크린을 함께 볼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장비가 곧 국내 중소기업에 의해 출시된다. 오창과학단지 내 그린광학 본사에서 만난 조현일 대표는 "휴대전화와 PMP의 작은 화면에 갈증을 느낀 소비자들이 휴대가 간편한 헤드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를 찾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르면 내년 3월께 개량된 투과형(See-through) HMD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HMD는 안경이나 헬멧 형태로 눈앞에 초점이 형성된 LCD 가상스크린을 보는 안경형 모니터 장비다. 예전에는 주로 군사용 시뮬레이션 시스템으로만 활용됐지만 이제 민간 시장이 열릴 때가 됐다는 게 조 대표의 주장이다.

지난 4월 구글은 이미 '프로젝트 글라스(Project Glass)'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문자 위주의 정보 전달에 주력하는 구글 안경과 달리 그린광학이 개발한 HMD는 휴대전화나 노트북에 연결해 50인치가 넘는 화면을 고화질로 볼 수 있다. 투과형이라 외부 환경을 확인하면서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

조 대표는 "HMD의 역할이 단순히 오락용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9월까지 화재진압 소방관, 청각장애인, 의료용 HMD를 잇달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린광학은 광학 불모지인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광학제품 설계와 가공, 코팅, 조립, 평가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원스톱 광학 업체다.

이런 기술에 힘입어 초소형 카메라 렌즈부터 레이저와 액정표시장치(LCD), 반도체용 글라스 가공, 위성 카메라에 이르는 핵심 광학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ㆍ사진)를 독자 개발한 그린광학의 경쟁 상대는 니콘과 칼자이스 등 세계적인 광학업체들이다. 조현일 대표가 1997년 그린광학을 설립한 것도 이들 업체 때문이었다.

당시 일본계 광학업체에 근무하던 조 대표는 독일ㆍ일본산 광학렌즈가 터무니없는 가격에 국내에 수입되는 것을 보고 광학기술 국산화를 목표로 회사를 세웠다. 설립 15년 만에 민간과 군수시장에서 핵심적인 광학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자리잡았다.

삼성과 LG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가공하는 데 쓰이는 하이퍼렌즈와 일본 히타치의 독점 품목이었던 반도체 마스크용 진공 글라스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미 실패한 나로호 1, 2호를 비롯해 발사 대기 중인 나로호 3호에도 그린광학의 광학렌즈가 탑재됐다.

조 대표는 "두 차례 발사 실패로 우리 광학렌즈가 빛을 보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며 나로호 3호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국내 군수시장에서도 그린광학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미사일과 무인기 핵심인 광학기술 특성상 수입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린광학은 국내 기술로 독자개발된 대공무기 '신궁'에 광학렌즈를 공급한 데 이어 공군 조종사용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린광학 기술력의 비결은 매출액의 15% 달하는 연구개발 투자에서 나온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40억원에서 나온 영업이익 40억원 거의 전부를 자석식 광학렌즈 연마 장비 구입에 쏟아부었다.

[오창 =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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