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사상 처음으로 기업연구소 유치

기초과학 중심 연구기관인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필호)이 모처럼 기업지원에 나서는 등 산연 협력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서 관심을 끌었다.

천문연은 그동안 기업지원 실적이 총 2건에 불과했던 별 관측 중심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최근 산연 동반 성장에 다가서기 위해 연구원 내에 중소기업기술협력센터까지 설치하고 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천문연 사상 처음으로 기업연구소도 유치했다.

그린광학(대표 김동균)이 30일 기업연구소를 원내 빛마름동에 개소했다. 이들의 산연 협력은 장비 교류에서 시작됐다.

그린광학은 차세대 안경형 모니터 장치(HMD)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생산할 계획으로 비구면 고정밀 반사경 제작용 장비를 찾고 있었다. 장비비가 32억원이나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구입하기는 부담스러웠다.

마침 천문연이 비구면 간섭측정장비(ASI)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함께 이용하기로 했다. 대신 그린광학 측은 ASI와 쌍을 이뤄 이용하는 자기유체 연마가공장비(MRF)를 구입해 천문연에 도움을 줬다.

향후 천문연은 측정과 분석, 그린광학은 가공과 연마를 맡을 계획이다.

천문연은 그동안 쎄트렉아이와 에스이랩에 두 건의 기술을 이전한 것이 전부다. 최근엔 져스텍과 중소기업청 과제를 공동 수행하고 있다.

김동균 대표는 “지상에서 만든 제품이 우주환경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테스트할 수 없어 답답했다”며 “연구원 데이터와 시장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필호 원장은 “앞으로 천문우주 관련 중소기업 현황 파악 및 중소기업 공동기술개발 사업설명회 개최, 지원 프로그램 운영, 기술창업 및 인력 지원 등 다양한 중소기업지원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