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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에 디지털 정보가 `쫘르륵`

입력 : 
2014-05-11 17:31:06
수정 : 
2014-05-12 1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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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광학, 군사용 91인치급 등 안경형 디스플레이 잇단 개발
글로벌 제품보다 2배 선명 가상화면 40인치까지 넓혀
미세 의료현미경도 개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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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일 대표가 투과 방식 안경형 디스플레이(HMD)를 들어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첨단 기기는 안경형 디스플레이(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가 될 겁니다. 군사용 91인치급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를 올해 12월에 출시하고 내년 9월에는 화재 진압, 의료용으로 쓸 수 있는 안경형 디스플레이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충북 오창에서 만난 조현일 그린광학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린광학은 2012년 2Dㆍ3D 화면을 모두 볼 수 있는 안경형 디스플레이를 개발했고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투과 방식(See-through)' 안경형 디스플레이 제품인 '지오글라스'를 선보이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그린광학의 안경형 디스플레이는 착용 시 눈앞에 50인치 크기의 가상 스크린이 펼쳐지는 일종의 휴대용 모니터 장비다. PC나 스마트폰에 있는 파일을 케이블을 이용해 안경형 디스플레이로 옮길 수 있으며 현재는 인터넷, 블루투스로 접속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일본 소니 등 기존 대다수 업체들이 생산한 장비는 '비투과(see-close)' 방식이었다. 즉 장비를 착용하면 주변 모습이 보이지 않고 디스플레이 화면만 볼 수 있었던 것. 반면 그린광학이 개발한 투과 방식 안경형 디스플레이는 평소엔 안경처럼 쓰고 다니며 주변을 볼 수 있고 필요할 경우 기기에 내장된 정보를 불러와 안경을 통해 볼 수 있다.

조 대표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매연이 뒤덮은 화재 현장에선 실종자 수색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초소형 적외선 카메라를 헬멧에 장착한 투과형 디스플레이를 이용하면 구조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

그린광학은 글로벌 업체 제품과 비교해도 성능이 오히려 뛰어나다고 강조한다. 이 분야 세계적 기업인 G사 제품과 비교 실험을 해본 결과 G사 제품은 화질이 SVGA(800×600)급인 데 비해 그린광학의 제품은 풀 HD급(1920×1080)으로 2배 이상 선명하다. 올해 초에는 제품 스펙을 강화해 화면 각도를 15도에서 40도까지 확대해 가상화면의 크기가 20인치 급이던 것을 40인치까지 넓혀 밝은 대낮에도 영상이 흐려지지 않고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대학에서 물리광학을 전공한 조 대표는 1994년 일본계 광학기업인 서울광학산업에 입사했다. 이후 독일 일본 등 외국산 광학렌즈가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수입되는 것을 보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 생소한 광학 관련 기술을 익히기 위해 외국의 광학 관련 주요 서적을 직접 번역해 공부했다. 이런 과정이 쌓이면서 그린광학은 광학제품 설계와 가공, 코팅, 조립, 평가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직접 다루는 국내 유일의 광학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매출도 매년 급성장 추세다. 2012년 매출 120억원에서 지난해 178억원으로 증가했고 수출 300만달러를 달성하기도 했다.

전망도 밝은 편이다. 안경형 디스플레이 기반의 미세수술용 의료 현미경 개발을 위해 올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관하는 과제를 수행 중이며 7월 말부터 3공장을 가동해 의료 분석을 위한 광학기 제작에 착수할 계획이다.

[오창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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